중동 하늘길이 사흘째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일부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들이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두바이를 거점으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과 아부다비 기반 에티하드항공, 저비용항공사 플라이두바이는 일부 항공편 운항을 시작했다. UAE 항공당국도 체류객 수송을 위한 특별 항공편 운항을 허용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걸프 주요 허브 공항들이 잇따라 영공을 폐쇄하거나 운항을 대폭 줄였지만, 발이 묶인 승객을 실어나르기 위한 특별편, 임시 운항편 등이 2일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된 것이다. 다만 정기 상업 노선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사흘 간 취소된 항공편이 수천 편, 발이 묶인 승객들이 수십만 명에 달한다”며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심각한 항공 대란”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항공 분석업체 시리움의 통계를 인용해 “2일 오전 5시 기준 중동행 항공편 약 1700편이 취소됐지만, 이란과 UAE의 일부 데이터가 제한돼 실제 취소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도 했다.
항공 화물 운송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류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최대 특송업체인 페덱스(FedEx)는 1일 홈페이지에 “바레인·UAE·카타르·사우디 등 중동 주요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중단하고 일부 지역의 집하·배송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며 “당사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안전이 확보되는 즉시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카타르항공·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에티하드항공 등 중동 거점 대형 화물 항공사들도 허브 공항 폐쇄로 운항을 멈추거나 우회 운항에 나섰다. 네덜란드 컨설팅업체 로테이트에 따르면, 중동 노선 중단 여파로 글로벌 항공 화물 공급 능력은 지난주 대비 18% 감소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항로 우회로 인한 연료비 증가와 적재량 축소가 겹치면서 아시아–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 급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항공사도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두바이 노선을 5일까지 비운항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한국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동 직항 노선 ‘인천~두바이’를 매일(주 7회) 왕복 운항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