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국의 대(對) 이란 공격이 시작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석유 운송로가 공급망과 직결되는 국내 석유화학·정유·항공·해운 등 국내 산업계도 비상 상황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군사 충돌로 해상 운송로가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물류 공급망 차질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灣)과 오만 만(灣)을 연결하고 있는 좁은 해협으로, 해협의 북쪽은 이란 관할, 남쪽은 오만 관할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천연가스(LNG)의 약 3분의 1, 석유의 약 6분의 1이 지나는 ‘에너지 동맥’ 역할을 한다. 페르시아만 안쪽에 있는 카타르에서 세계 각지로 수출되는 LNG도 이곳을 지나야 한다. 사우디산 원유도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특히 원유와 천연가스는 국내 수입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주요 제조업의 공급망과 직결된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이상이 중동에서 오고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일본, 대만, 중국 모두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 석유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등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홍해로 우회해 수출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병목 현상으로 유가 운임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재료인 납사 등 가격도 오르고, 제조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기 불황에 닥친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는 이중고 악재다.
항공업계는 항공유 상승으로 영업 비용이 늘게 된다. 해운업계는 이미 유조선 운영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 200만 배럴을 운송하는 비용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하루 20만달러를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수위가 고조되면서 석유 운송길이 막힐 것을 대비해 주문이 폭증한 영향이다. 최근 운임은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현지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은 이미 대부분 철수했다. 과거 석유화학, 건설, 자동차 산업 중심으로 한국, 일본, 프랑스 등 기업도 이란 현지에 진출했으나 2018년 미국의 제재 복원 이후 대부분 외국 기업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했다. 코트라(KOTRA) 이란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은 2018년 기준 27사였으나 이후 철수 절차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