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1기 명장에 임명된 박순복(왼쪽), 조수연(오른쪽) 기원과 김희철 대표이사. /한화오션

지난 24일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에서 열린 ‘1호 명장 임명식’에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가 두 손으로 안전모를 건넸다. 짙은 보라색 바탕에 금색 띠를 두른 명장 전용 ‘퍼플 로열’ 안전모였다. 수령자는 각각 36년, 29년을 조선소 현장에서 보낸 베테랑 기술자 두 명이었다. 한화오션에선 일반 직원은 노란색, 현장 관리직은 녹색, 신입사원은 하늘색 안전모를 쓴다. 명장을 위해 특별 제작한 퍼플 로열 안전모는 그 위계 안에서 최고 예우를 상징한다.

한화오션이 생산직 기술자를 위한 명장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1기 명장은 상선사업부 탑재2팀 조수연 기원(1996년 입사)과 특수선사업부 선체팀 박순복 기원(1989년 입사)이다. 기원(技元)은 한화오션 생산직 지위 체계에서 가장 높은 부장급 직급이다.

두 명장에게는 포상금 1000만원과 실적 연동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소수 임원에게만 보장되던 개인 사무실과 업무용 차량도 제공된다. 업적을 새긴 동판도 사내 명예의 전당에 보존할 계획이다. 명장 임기는 최대 2년으로, 후배 멘토링과 사고 예방, 품질·납기 신뢰도 제고, 원가 개선 활동을 맡는다. 한화오션은 “업계 최고 예우로 기술인을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했다.

명장으로 선정된 두 사람은 조선소 현장 풍경을 바꾼 혁신의 주역이다. 조수연 기원은 무(無)레일 전기가스 용접(EGW) 장치를 개발했다. EGW 용접은 두꺼운 강판을 맞대는 작업으로, 안정적인 궤도 유지를 위해 대형 레일을 설치·고정하는 작업이 필수였다. 레일 설치 기간 중 다른 작업자·장비와의 간섭·충돌이 잦았다. 조 기원은 이 레일을 없애 “자동용접사의 한을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2024년 대한민국 10대 기계 기술’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순복 기원은 자동 곡직기(曲直機)와 용접 자동화 기술 개발로 공정 개선에 기여했다. 2020년 도입된 자동 곡직기는 용접 과정에서 변형되기 쉬운 박판을 자동으로 펴주는 장비다. 작업자가 열·유압 장비로 고중량 강판을 반복해 다듬던 작업을 자동화해 생산성을 2배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