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제공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 26일 공식 석상에서 지난해 발생한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 입장문을 낸 적 있으나 육성으로 입장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은 이날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이번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apologize)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 일궈온 모든 것은 오직 단 하나의 목표, ‘고객들에게 와우(Wow·놀라운)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동력으로 삼아왔다”며 “고객은 쿠팡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했다.

김 의장은 “저희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쿠팡에 있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엄중한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 참석해 개인 정보 유출 사태 경과를 설명했다. 로저스 대표는 “작년에 쿠팡 전 직원이 3300만개 이상의 사용자 계정 정보에 불법 접근, 한국에서 약 3000개의 사용자 계정과 1개의 대만 사용자 계정 정보를 저장했다”며 “중요한 것은 다른 누군가가 해당 정보를 열람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고객 정보가 악용된 사례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서도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로저스 대표는 “한국 경찰청과 정부 조사 기관인 합동수사단도 현재까지 2차 피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또 전 직원이 시스템에 접근한 방식은 2025년 11월 차단 및 복구됐으며 더 이상 고객 정보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저스 대표는 “전직 직원이 쿠팡과 우리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처벌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일부 정부 기관의 조사는 마무리됐으나 다른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조사가 시작될 수도 있다”며 “조사의 결과나 벌금 규모, 기타 조치 등을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 345억달러(약 49조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1월 개인 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면서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쿠팡이 이날 공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49조1197억원으로 전년(41조2901억원) 대비 19% 증가했다.

쿠팡의 4분기 매출은 12조8103억원(88억3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11조1139억원)보다 15.3% 늘었다. 다만 3분기 매출(12조8455억원)보다는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5억원(8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4353억원) 대비 97% 감소했다. 4분기 당기순손실은 377억원(2600만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1827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