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로봇·인공지능(AI)·수소를 아우르는 미래 산업 거점을 조성한다. 총 9조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125조2000억원 규모 국내 중장기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첫 대형 프로젝트다.
◇2029년까지 ‘연 3만대 로봇 공장’
현대차그룹은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정부·전북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 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약 34만평 부지에 올해부터 2029년까지 로봇·AI·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차 측은 이번 사업으로 약 16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7만10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5조8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AI 데이터센터다.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거점으로, 향후 단계적으로 GPU 5만장급 연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율 주행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로봇 분야에도 4000억원을 투입한다. 연 3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로봇 완성품 공장과 부품 단지로 구성된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2028년 착공해 2029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제조 공장은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기능도 맡는다. 이곳에서 생산된 로봇은 국내에 설립을 추진 중인 ‘애플리케이션 센터’에서 AI 학습을 거쳐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안전성을 검증한 뒤 출하한다.
◇무공해·미래형 ‘AI 수소 시티’도 건설
에너지 부문에서는 1조원 규모의 200메가와트(㎿)급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한다. 2029년까지 1차 완공한 후, 단계적으로 용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1조3000억원을 투입해 기가와트(GW)급 태양광 발전 사업도 병행해,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설비의 핵심 전력원으로 활용한다. 태양광은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4000억원을 들여 ‘지산지소(地産地消)’형 AI 수소 시티도 조성한다. 수전해 플랜트에서 생산한 청정 수소로 에너지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물류 등 도시 내 인프라 전반에 ‘피지컬 AI’를 함께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구상은 정부가 기반 시설을 조성 중인 200만평 규모의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에 적용한다.
앞으로 정부와 전북도는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지원하고, 로봇·AI·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인프라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피지컬 AI 활용을 위한 특례 제도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