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 전망이 4년 만에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등 전망이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우선 나타난 상황이라, 실제 경기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내수 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까지 온기가 확산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그래픽=양인성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02.7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BSI는 다음 달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 수치로 나타낸 지표로,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종합 전망치가 100을 넘긴 것은 2022년 3월(102.1)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긴축에 따른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무렵부터 지금까지 4년간 이어져 온 부정적인 전망이 반전된 것이다. 다만 기업들이 실제 체감한 실적을 나타내는 2월 BSI 실적치는 93.8로 나타나, 체감 경기는 4년 1개월째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협은 반도체·자동차·컴퓨터 등 최근 주요 품목의 우수한 수출 실적이 기업 심리 회복을 주도했다고 봤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장비(113.3)와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8.6), 의약품(125)과 자동차 및 기타 운송 장비(103.6)가 모두 기준인 100을 웃돌며 긍정적인 전망을 기록했다. 전체 제조업 BSI는 105.9로 한 달 전보다 17.8포인트 급등해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설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3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기저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한경협은 분석했다. 일각에선 최근 상승세인 주식시장 분위기도 간접적으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이번 개선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규제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