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에서 첫 구조 개편 최종 승인 사례가 나왔다. 충남 대산산업단지에 있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6000억원씩 출자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11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가동 중단한다. 정부는 2조1000억원 이상의 금융·세제 패키지를 제공하고, 채무 상환 유예 및 전기 요금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산업통상부는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HD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사업 재편 계획서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석유화학 산업 재도약 추진 방향’을 발표한 뒤 산단별로 업체에 사업 재편 방안을 연말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최종 계획서를 제출했었다.
양사는 대산산업단지에 있는 사업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뒤, HD현대케미칼에 합병하기로 했다. 신설 법인엔 두 회사가 각자 6000억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합병과 함께 중복·적자 설비를 합리화한다는 방침으로,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110만톤 규모 NCC 설비를 중단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NCC 감축 최대 목표치로 제시한 370만톤의 약 30%가 이번 사업 재편으로 한 번에 줄어들게 된다.
대신 정부는 금융·세제·인허가 합리화 등을 ‘패키지’로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2조원 규모 금융 지원에 나선다. 채권 금융기관이 신규 법인에 1조원을 추가 지원하고, 기존 대출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해 부채 상승을 막는 방식이다. 관계 부처와 협력해 지방세·법인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세제 지원 및 인허가 합리화도 추진된다. 또 사업 재편 기간 3년 동안 7조9000억원 규모 협약 채무를 상환 유예해주기로 했다.
경쟁력 제고도 지원한다. 대산을 분산 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전기를 기존보다 4~5%가량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게 대표적이다. 또 납사·원유 등 원자재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관세 감면 혜택도 확대한다. 3년간 약 690억원가량의 혜택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 개편을 통해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할 경우, 2028년대에는 1000억원대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모든 (석유 화학) 산단에서 프로젝트가 성사돼야 구조 개편이 성공할 수 있다”며 “후속 프로젝트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