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동글동글한 외관이지만 단단한 승차감이라는 반전 요소를 갖춘 미니(MINI)는 이름 자체가 고유명사가 된 브랜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년간 약 13만대 판매됐다. 마니아층이 확실한 차다.

그런 미니가 지난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며 출시한 차량이 전기차 3종(미니 쿠퍼·에이스맨·컨트리맨)이다. 이 중에서도 미니 쿠퍼와 미니 컨트리맨의 중간 크기이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로 출시된 미니 에이스맨 SE 페이버드 트림을 수도권 일대 약 80㎞ 구간에서 시승했다.

미니 에이스맨 SE. /김지환 기자

미니 에이스맨은 소형 전기 SUV로 분류돼 있다. 전장 4085㎜, 전폭 1755㎜, 전고 1515㎜,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 2605㎜다. 소형 SUV치고는 낮고 길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도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보다는 모든 부분에서 작지만, 같은 차급의 캐스퍼 일렉트릭보다는 전고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크다. 미니 끼리 비교해보면 쿠퍼보다는 크고, 컨트리맨보다는 작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정면. /김지환 기자

외관에선 전면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가 팔각형으로 디자인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차량 전반적으로 날카로운 모서리 없이 둥근 라인을 유지하고 있어 미니 특유의 디자인 느낌은 그대로다.

또 미니 에이스맨을 포함한 모든 차량의 후면 번호판 위치를 트렁크 아래로 내리면서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작보다 깔끔하고 균형 잡힌 느낌을 준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측면. /김지환 기자

운전석의 착좌감은 낮고 단단했다. 시승 차량은 에이스맨 SE 페이버드 트림이어서 JCW 스포츠 시트가 탑재돼 있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건 대시보드 중앙에 큼지막하게 위치한 240㎜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다.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주행 모드(익스피리언스) 변경과 같은 차량 조작이나 게임 등의 기능도 담겨 있다. 덕분에 변속 레버와 비상등, 시동 등 물리 버튼을 10개로 최소화해 깔끔하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내부. /김지환 기자

주행감은 경쾌했다. 민첩한 반응 덕에 전기차임에도 운전하는 재미는 그대로다. 내연기관 모델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미니 특유의 주행감이 느껴졌다.

특히 주행 모드를 고카트(Go-Kart)로 바꾸니 주행감은 배가 됐다. 차량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실내에서만 들리는 가속 사운드가 운전 재미를 끌어올려줬다.

디스플레이도 속도계로 바뀌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동력 성능을 보면 최고 출력은 218마력,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 토크는 33.7kg·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1초가 걸린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전동 파워트레인 룸. /김지환 기자

미니 에이스맨이 제공하는 주행 모드는 고카트 외에도 총 8가지가 있다. 주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 고카트와 그린(green) 정도다. 그린은 연비 주행을 돕는 에코(ECO) 모드와 같다. 시승을 시작하며 그린 모드로 바꾸니 주행 가능 거리가 5㎞ 가량 늘어났다.

비비드(vivid)는 음악을 켰을 때 실내 조명을 바꿔줬고, 밸런스(Balance) 모드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자동 조절하며 차 안을 조용하게 만들어줬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2열. /김지환 기자

승차감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임에도 레이싱 카트를 타는 듯 단단한 주행감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노면 바닥이 여과 없이 느껴지며 몸 자체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등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포츠 시트가 몸을 잡아주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편안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구매를 고민할 정도로 보인다.

2열 좌석에 앉으면 무릎 앞에 주먹 한 개 정도 들어가는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 크기는 300L(리터)다. 2열을 접으면 1005L로 늘어난다. 2열을 접지 않으면 골프백 적재는 불가능하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후면. /김지환 기자

차량을 받은 상태에서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323㎞(공인 주행 가능 거리 312㎞)였다. 당일 영하 6도의 날씨였는데, 동대문구까지 가는 8.1㎞ 구간에서 주행 가능 거리는 급격하게 줄었다.

당시 23℃로 히터를 켰고, 스티어링 휠 열선을 작동한 상태였는데 도착하니 주행 가능 거리는 285㎞로 감소해 있었다. 고속도로 포함 40㎞를 주행한 뒤에는 190㎞까지 줄었다. 미니 에이스맨에는 54.2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미니 에이스맨 SE의 트렁크. /김지환 기자

주행 중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같은 주행 보조 기능은 정확한 타이밍에 작동했다. 사각지대 경고나 차선 이탈·변경 경고, 조향 간섭 기능 등도 무난하게 작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델에는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판단해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적응형 회생제동 기능도 있다. 회생제동이 싫다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낮음부터 강함까지 총 3단계다. 이 밖에 주차 보조와 후진 보조 기능이 담겨 있다.

미니 에이스맨은 4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클래식은 4970만원, SE 페이버드 트림은 5800만원, SE는 5860만원, JCW 에이스맨은 625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