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 모습./뉴스1

고환율, 내수 부진 등으로 은행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한 중소·벤처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술보증기금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액’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기술보증기금(기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보의 중소·벤처기업 일반보증 대위변제액은 1조567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는 대출자가 원금을 갚지 못할 때 정책기관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이후 최저치였던 2022년(6678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대위변제액에서 기업으로부터 회수한 금액을 뺀 대위변제 순증액도 지난해 1조4258억원에 달했다. 이 수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보증기관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기보가 보증을 서준 금액 중 실제로 떼일 위험에 처한 규모가 이만큼 늘어났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기보의 대위변제 순증액은 지난 2021년 4904억원에서 2023년 9567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어 2024년 1조1568억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1조31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대위변제율도 지난해 4.76%로 2021년(1.87%)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 대위변제율은 기보가 보증을 서준 금액 중 얼마가 부실화되어 대신 갚아줘야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증잔액 100억원당 4억7600만원을 대신 갚아줘야 할 정도로 중소기업 부실이 심화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