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에서 박정원(왼쪽) 두산그룹 회장이 발전용 가스터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연초 전국 계열사의 사업 현장을 잇따라 찾아, 두산의 ‘AI(인공지능) 인프라’ 중심 전환 작업 속도를 높이자고 독려했다. 두산은 현재 과거 중공업 중심 구조에서 AI 개발의 필수인 에너지 인프라와, AI 개발 관련 첨단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도 추진 중이다.

박정원 회장은 12일 충북 증평에 있는 ㈜두산의 전자 부문 사업 회사인 ‘전자BG’ 사업장을 찾아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제조 공정을 점검했다. CCL은 절연체 양면에 동박을 입힌 판으로, 전자 제품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기초 소재다. 특히 두산이 생산하는 고성능 CCL은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AI 가속기의 필수 소재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온 환경에서도 변형되지 않는 특성을 가졌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수주를 따내 공장 가동률이 100%를 웃돌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1일에는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에서도 ‘AI 기회’를 강조했다. 발전용 가스터빈 공장과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 제작 라인을 점검한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AI 대전환기를 맞아 에너지 사업 분야에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며 “그간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 기회를 잘 살리자”고 당부했다. 세계적으로 AI 개발에 필수인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두산이 경쟁력을 갖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인 가스터빈과 원전 설비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후, 최근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와 대형 가스터빈 5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창원사업장에는 2028년 완공 목표로 세계 최초 SMR 전용 공장도 짓고 있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2일 두산밥캣 인천 사업장을 찾아 전동·수소 장비와 지게차 생산 라인, R&D센터 등도 차례로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