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포함한 경제 6단체를 소집해 ‘긴급 현안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상의의 상속세 관련 자료를 ‘가짜 뉴스’라고 질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회의에는 전날 산업부 호출을 받은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상근 부회장들이 참석했다.

장관에 사과한 상의 부회장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열린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대한상의 자료는 공적 책무를 망각한 사례”라며 “자료 작성·검증·배포 전 과정에 대해 감 장관에 사과한 상의 부회장 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왼쪽 사진) 이 회의에 참석한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은 “대한상의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연합뉴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 제도 개편 필요성을 담은 자료를 내면서 ‘한국 고액자산가 순유출이 1200명에서 2400명으로 급증했다’는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분석 내용을 인용했다. ‘상속세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붙었다. 이 대통령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질타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대한상의 자료는 공적 책무를 망각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보도자료 작성·검증·배포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에 착수했다”며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은 “논란이 있는 외부 자료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혼란과 불신을 초래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전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임원급 책임자를 지정해 팩트체크를 의무화하겠다”고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사과했다.

김정관 장관은 회의 후 “경제 단체가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재탄생해 정책 건의가 더 잘 이뤄지길 바란다”며 “정부 건의 등 경제 단체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경제 단체가 정확한 자료를 내야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정부가 반론을 펴고 정정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경제 단체 군기를 잡는 듯한 모습은 과도하다”며 “대정부 제언이 위축될 것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 배포하려던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 분석’ 보도자료를 취소했다. ‘자료 보완 때문’이라고 했지만 “정부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