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격이 1억원을 넘는 수입차의 판매량이 7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구매력이 커진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이어진 점 등이 고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BMW X7 M60i xDrive M 스포츠 프로 건메탈 에디션. /BMW코리아 제공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가격 1억원 이상의 수입차 판매량은 7만384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6만520대)보다 16.3% 증가한 수치다.

가격대별로 보면 1억원 이상, 1억5000만원 미만 차량의 판매량은 3만3907대였다. 1억5000만원 이상 차량의 판매량은 3만6477대로 조사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24년에 고가 수입차의 판매량이 줄었던 것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의 위축 탓이 컸다”며 “지난해부터 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고소득층, 자산가들의 수입차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도입된 연두색 법인차 전용 번호판에 대해 소비자들이 점차 적응하기 시작한 점도 고가 수입차의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선 이유”라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GLS 600 마누팍투어 나이트 시리즈. /뉴스1

SUV의 인기가 이어진 점도 억대 수입차의 판매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1억5000만원 이상 SUV의 지난해 판매량은 대부분 전년 대비 증가했다. BMW의 대형 SUV인 X7의 판매량은 2024년 4332대에서 지난해 4593대로, 메르세데스-벤츠 GLS는 1225대에서 1893대로, 포르셰 카이엔은 3584대에서 3768대로 각각 늘었다.

이 차량들을 구매한 연령대를 보면 모두 30대와 40대가 50대와 60대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가 수입차의 차종별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BMW와 벤츠 등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올해도 1억원 이상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라 고가 수입차 판매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대형 세단이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7시리즈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5834대가 판매됐다. BMW는 7시리즈의 전동화 모델인 i7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 갤러리 플라자에 전시된 i7 BMW 코리아 3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BMW 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도 신형 S클래스를 올해 하반기에 국내에 들여온다. 지난달 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공개된 신형 S클래스는 전체 부품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2700개가 새로 개발됐거나 재설계됐다. 벤츠는 또 지난달 플래그십 SUV인 GLS의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GLS 63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포르셰는 카이엔의 전동화 모델인 카이엔 일렉트릭을 올해 하반기에 국내에서 출시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률이 높지 않지만, 주식 시장의 호황 등으로 고가 수입차 구매층의 구매력은 지난해보다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올해도 1억원 이상 수입차의 판매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