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집에만 있는 ‘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5조원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일하지 않는 ‘백수’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은둔 확률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경제인협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연구위원과 공동 진행한 ‘청년 은둔화의 결정 요인 및 사회경제적 비용 추정’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은둔 청년은 임신·출산·장애의 사유를 제외하고 거의 집에만 있는 청년(만 19∼34세)을 뜻한다.
지난해 정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은둔 청년은 53만7863명(2024년 기준)으로 전체 청년층의 5.2%에 해당한다. 청년 100명 중 5명꼴로 집에 은둔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시 청년들은 은둔 이유로 ‘취업의 어려움(3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5조2870억원으로 추산했다. 은둔 청년 1인당 약 983만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활동 참여가 낮고 직무 성과가 뒤처져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분(947만2000원)과 기초생활보장, 고용보험 등 추가 재정 부담으로 인한 정책 비용(35만8000원)이 포함됐다. 연구자들은 “청년이 비(非)은둔 상태일 때에 비해 우리 사회·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담하게 되는 비용”이라고 했다.
취업과 은둔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취업 혹은 진학 준비를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의 은둔 확률은 17.8%로 취업 청년(2.7%)의 6.6배였다. 실업 초기 청년(구직 1개월)도 15.1%로 높게 나타났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은둔 가능성도 커졌다. 구직 1개월 차에 15.1%였던 은둔 확률은 14개월에는 24.1%로, 3년 반(42개월)이 되면 50%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계하는 은둔 청년 비율은 2022년 2.4%에서 2024년 5.2%로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그간 보이지 않게 은둔하던 청년들이 최근 회복과 자립을 위해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통계상 식별되는 은둔 청년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은둔 청년을 사후 지원하는 것보다, ‘쉬었음’ 상태에서 ‘고립’ 그리고 ‘은둔’으로 넘어가는 위기 경로를 조기에 끊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 비용은 1인당 342만원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사회적 손실(983만원)을 줄이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취업난과 관계 단절이 겹치면서 청년의 고립, 은둔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며 “청년미래센터 등 전담 조직을 확대해 밀착 관리를 강화하고 청년층 구직, 일 경험 지원 확대 등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