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이 수주를 두고 경쟁하는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해, 결정권을 쥔 캐나다 정부가 가장 원하는 것이 ‘자동차 공장’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전쟁 여파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 미국 빅3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던 지프 컴패스 물량을 미국 일리노이주 공장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당시 “과거에 받아간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면서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반발했다. 이 사건은 현지에선 “자동차 산업 기반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 사례로 꼽힌다.

캐나다에선 매년 자동차 150만대 안팎이 생산돼 이 중 8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관세 등 무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결국 스텔란티스처럼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만 늘릴 것이라는 게 캐나다의 우려다. 실제 경영 컨설팅 기업 KPMG 캐나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51%)은 “무역 보호나 새로운 대미 협정 없이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봤다.

캐나다가 원하는 게 단순히 자동차 공장만은 아니다. 캐나다는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등 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해, 이런 자원력까지 합해 미래 자동차 산업인 전기차·배터리 분야를 키우고 싶어 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전에는 자원 경쟁력을 본 기업들 투자가 이어졌지만, 현재는 상당수가 중단된 상태다. 이 사업들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라도 굵직한 완성차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캐나다 현지의 기류다. 특히 완성차 공장 하나가 아니라 배터리 산업까지 연결되는 제조 클러스터를 유치해야 한다는 기대가 크다.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잠수함 수주전의 승패는 잠수함 성능은 기본으로 누가 캐나다를 전기차·배터리 강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독일은 전통 자동차 강국의 제조 기술을, 한국은 조선·방산에 더해 에너지(수소)까지 아우르는 ‘산업 패키지’로 경쟁하는 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