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에 한국 자산가들이 해외로 이민 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당장 세율을 낮추는 것이 어렵다면 납부 방식이라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연구’ 보고서를 내고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상속세 규모가 2024년 9조6000억원에서 2072년 35조8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70세 이상 사망자 수가 2025년 약 26만4000명에서 2072년 약 68만7000명으로 2.6배 늘어나는 등 고령자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속세율은 최소 10%, 최고 50%다. 대기업 최대 주주는 할증까지 붙어 60%다. 상의는 높은 상속세율이 자본 해외 이탈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100만달러(약 14억4500만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액 자산가 순유출은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2배 급증했다. 영국·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4위다. 또 과거 상속세는 소수 초부유층 세금이었지만, 물가 및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로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13배 급증했다.

상의는 세율 인하가 어렵다면, 납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반 재산은 10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만 가능하지만, 가업 상속 중소·중견기업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이 허용된다. 상의는 이 같은 혜택을 일반 국민과 대기업에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또 현재 비상장 주식에만 한정된 현물 납부(물납)를 상장 주식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