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녁과 밤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료는 지금보다 올리고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는 전기 요금 체계 개편을 올해 1분기 중 추진한다. 낮에 남아도는 태양광 발전량을 산업계가 소화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전통시장과 주차장, 학교 등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공격적으로 보급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에너지 전환 분야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보급과 이를 수용할 전력망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기후부는 올해 전통시장 50곳 이상, 주차장 1500곳 이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학교 태양광은 올해 500개교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400개 이상 학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마을이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팔아 공동 소득을 만드는 모델인 ‘햇빛소득마을’도 올해 500곳을 만든다.
공격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 급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이를 산업계가 흡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저녁과 밤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료를 인상하고, 태양광 발전이 활발한 낮 시간대 요금은 인하하는 방안을 1분기 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력 당국은 산업용 전기 요금 수요가 몰리는 낮 시간대 피크타임 요금은 높게, 발전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원자력·화력 발전소로 전기를 충당하는 밤 시간대 요금은 낮보다 35~50% 싸게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기조와 맞물려 낮 시간대 요금을 낮춰 산업계 수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태양광 공급 과잉 문제를 일부 해소하는 한편, 낮에 주로 공장을 돌리는 제조업체들의 전기료 부담도 경감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 3년 반 동안 70%가량 급등했다.
다만 밤낮 구분 없이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주물업 등 뿌리 산업이나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밤 시간 요금을 올리는 게 ‘조삼모사’란 반응이 나온다.
기후부는 발전소 인근 지역은 전기를 싸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지역별 요금제 도입 방안도 연내 마련한다고 전했다. 또 전력망 안전성과 전력시장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전기위원회 독립성 강화, 전력감독원 신설 등도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