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충격으로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20% 가까이 감소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관세로 인한 손실이 4조원에 달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29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 1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 늘어난 사상 최대였다. 전날 기아가 114조140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현대차·기아는 사상 처음으로 합산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는 ‘300조 클럽’에 입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5%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직격탄이었다. 트럼프 정부는 작년 4월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간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한 바 있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면서 현대차 같은 수출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졌지만, 관세 여파가 이런 긍정 효과를 상쇄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현대차는 지난해 관세에 따른 영업이익 손실을 4조11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아도 지난해 관세로 3조1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세 때문에 양사 실적에서 7조원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관세 영향을 제외했다면 현대차의 작년 영업이익은 15조5779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2023년(15조1269억원)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과 하이브리드 비율 확대 등을 통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관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협상 타결로 현재 15%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도매 기준)를 415만8300대로 잡고 전년 대비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과 자율주행, AI 등에 총 17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