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충격의 여파로 지난해 기아의 영업이익이 28% 급감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였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사상 최대로, 2년 연속 100조원을 넘겼다. 자동차 판매 대수(도매 기준)도 313만5873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8.0%로 3.8%포인트 하락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작년 4월 3일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간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한 여파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차 관세가 다시 15%로 인하됐지만, 26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기습 발표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극심한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기아는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 “관세 부담 속에서도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평균 단가 상승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 유럽에서는 EV2 출시 등으로 SUV와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올해 목표로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날 함께 실적을 발표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61조1181억원, 영업이익은 3조3575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6.8%, 9.2%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북미 전동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전장 등 고부가가치 부품의 성장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미국 관세 영향에도 전사적인 손익 개선 활동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기아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원가 상승분을 납품가에 반영하는 구조인 데다 미국 현지 생산으로 관세 장벽까지 피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