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 비중을 확대하지 않고 기존 목표를 ‘유지’하려고만 해도 신규 원전 20기 건설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전문가 집단 분석이 나왔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3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정한 2038년 원전 비중 목표 35%를 2050년에도 유지하려면 신규 대형 원전 20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2기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며 “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2040년 이후 전력 수급 공백을 막으려면 현재 준비 중인 12차 전기본에 추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자력학회는 2050년 발전 요구량을 143.6GWy(1GW 용량 발전소가 1년간 생산 가능한 전력량)로 가정하고, 평균 이용률은 85%, 대형 원전 건설 소요 기간은 7년 7개월로 잡고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대형 원전은 2031년부터 2042년까지 매년 평균 1.67기씩 착공해야 하고, SMR은 2029년부터 2045년까지 매년 0.71기씩 건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학회는 “폭증하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계획을 넘어선 추가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초 여야 합의로 수립한 11차 전기본은 신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는 그러나 이 계획이 국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며 최근 찬반을 묻는 대국민 여론조사를 벌였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신규 원전 추진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최성민 원자력학회장(KAIST 교수)은 “에너지정책은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적 식견에 바탕을 둬야 한다”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