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말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존 ‘환경부’ 현판이 철거되고 새 현판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정부 조직 개편으로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와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 사이에 연초부터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 5~12일 진행된 산업부의 5급 사무관 전입 희망 신청입니다. 산업부는 최근 ‘산업자원안보실’과 ‘산업인공지능정책관’을 신설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에 맞춰 36명 증원을 위한 공모를 냈습니다.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통상적인 공모였기 때문에, 어느 부처 공무원이나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관가의 시선은 지난해 10월 기후부로 적을 옮긴 옛 산업부 직원 218명에게 쏠렸습니다. 특히 기후부 소속 옛 산업부 출신 사무관 10여 명이 산업부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며 인사 상담을 받은 사실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산업부 출신 상당수가 친정 복귀를 신청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기후부는 21일 “조직 개편으로 이동한 산업부 출신 중 이번 전입 공모에 신청한 사무관은 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부처가 인사 관련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해명하는 것은 관례상 매우 드문 일입니다.

해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기후부는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위해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부서”라며 유턴 신청이 없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입니다. 실제 지난해 산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기후부 전출 희망을 받을 때, 예상을 뛰어넘는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산업부 관료들 사이에선 “돌아오고 싶은 사람이 꽤 있었지만 전출 신청을 하려면 기존 소속 기관 허가를 받아야 해 포기한 사람이 많았던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중앙 부처 공무원이 소속을 옮긴 지 3개월 만에 다시 유턴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번 산업부 공모를 둘러싸고 관가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돈 것은 조직 개편 속 에너지 분야 관할이 기후부로 옮겨진 여파로 여전히 두 부처 사이에 미묘한 앙금이 있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 전 분야에서 탈(脫)탄소 기조가 강해지면서 기후, 에너지, 산업 정책이 서로 독립적으로 기능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부와 산업부 모든 관료가 국가와 산업 차원에서 가장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