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핵심 광물인 리튬의 가격이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이 쌀 때 사둔 리튬이 원가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최근 시점인 지난 14일 kg당 16.66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2024년 4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0일까지 10달러선 밑에서 움직였지만, 이후 지금껏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8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전시된 탄산리튬. / 로이터

리튬 가격은 지난 2023년부터 2년여 간 약세를 보였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돼 전방 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리튬 광산의 채굴이 중단되고 재고도 감소하면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은 중국 리튬 생산의 8%를 차지하는 장시성 광산의 채굴을 지난해 8월 중단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확대로 리튬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전문매체 아거스미디어는 “태양광·풍력 설비 확대에 따라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리튬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업체에 지급하던 수출 보조금을 오는 4월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한 것도 리튬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보조금이 끊기기 전에 최대한 제품 생산량을 늘리는데 나서면서 원재료인 리튬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리튬 가격 상승은 배터리 관련 업체들에 호재로 여겨진다. 가격이 낮을 때 리튬을 확보해 둔 덕에 ‘래깅 효과(Lagging Effect)’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래깅 효과란 가격이 쌀 때 사뒀던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원재료 상승기에 판매하면서 이득을 얻는 것을 말한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과 같은 배터리 소재사는 낮은 가격에 사뒀던 리튬을 이용해 양극재를 만들어 시세에 맞춰 판매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도 칠레, 호주 리튬 생산 업체에서 정해진 가격에 리튬을 공급 받기 때문에 역시 래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들은 생산에 쓰이는 주요 광물의 가격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리튬 가격이 오를 때 배터리 관련주의 주가도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