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충북 충주 중앙운수 본사에서 박광석 회장이 고객사와 정부 등에서 받은 상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운수업의 본질은 결국 신뢰”라고 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중앙운수 사옥에 대기 중인 대형 트럭들. /신현종 기자

“운수업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업(業)이죠. 신뢰를 목숨처럼 지킨 것이 최장수의 비결입니다.”

1956년 충북 충주에서 군용 차량을 개조한 화물 트럭 한 대로 출발한 중앙운수는 국내 최장수 육상화물 전문 운송 기업이다. 320여 대의 대형 트럭을 매일 120여 거래처로 보내는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앙운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2025년 명문장수기업’ 10곳 중 유일한 운수 회사다.

지난 14일 중앙운수 충주 본사에서 만난 박광석(69) 회장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회사의 장수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운수업은 여전히 사람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큰 분야”라며 “사람 관리에 70년을 통째로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객사 전화벨 2번 울리기 전 받는다

중앙운수는 6·25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고(故) 박성호 초대 회장이 설립했다. 처음에는 군용 트럭을 개조해 운수업을 시작했다. 당시는 충주 주요 특산물인 황색엽연초(담배 원료) 운송이 철도 중심에서 트럭 중심으로 전환되는 시기였다.

중앙운수가 본격 성장기를 맞은 건 1980년대였다. 중앙운수가 몇몇 운수 기업과 함께 황색엽연초 배송 최적화 노선 지도를 제작해 전매청(현 KT&G)에 전달한 것이 계기였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트럭 기사의 경험과 판단에 노선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운송 지연이 빈번했다. 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었다. 그 일을 계기로 중앙운수는 45여년 동안 KT&G의 주요 화물 운송사로 참여해왔다. 2세 경영자인 박광석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신뢰를 목숨처럼 생각하라’였다”고 했다.

박 회장이 철칙으로 삼는 또 하나는 ‘고객사 전화는 벨이 2번 울리기 전에 반드시 받는다’는 것이다. 2021년 한 건축자재 회사가 자정 가까운 심야에 운송 기업 몇 군데에 동시다발로 긴급 운송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박 회장이 가장 먼저 전화를 받아 일감을 따냈고, 그날 이후 계속 거래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화주는 트럭 성능이나 브랜드를 보고 일을 주는 게 아니다”라며 “납기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 갑작스러운 일감 주문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지 등을 본다”고 했다.

◇자율주행 시대 대비

중앙운수 고객의 다른 한 축은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차주들이다. 운수업종도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트럭 직접 보유는 줄이고 차주들에게 배차콜을 내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중앙운수는 차주들과 가족을 초대해 매년 송년 행사를 한다. 차량 운전자들을 초대해 대규모 격려 행사를 여는 회사는 중앙운수가 유일하다. 박 회장은 “이 역시 믿음을 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중앙운수는 친환경 물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연내 수소 트럭들을 도입한다. 박 회장은 “수소 트럭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도 수억원에 달해 대기업 외에 도입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업계 최장수 기업으로서 모범이 되고자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단순 배차를 넘어 입·출고 관리까지 아우르는 물류 총괄 관리 체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려는 취지다. 박 회장은 “노선 설계, 리스크 통제 등 데이터 기반 운영을 총괄하는 물류 운영 주체로 진화해 창업 100년을 향해 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