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보급형 중형 세단인 모델3 스탠다드 RWD(후륜구동) 모델을 3000만원대에 살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도 일부 모델의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는 등 최근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의 계속된 저가 공세에 ‘안방’을 사수해야 하는 현대차·기아는 더욱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모델3 스탠다드 RWD의 국내 판매 가격을 4199만원으로,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모델은 5299만원으로 각각 공지했다.
전기차는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공지된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모델3 스탠다드 RWD의 국고 보조금은 168만원,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은 420만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적용되면 모델3 스탠다드 RWD 모델은 3000만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하면서 현대차·기아의 동급 경쟁 모델의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5의 최저 트림인 스탠다드 E 밸류 플러스 모델의 가격은 4740만원으로 모델3 스탠다드 RWD 모델보다 541만원 비싸다. 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인 EV5의 최저 트림 가격은 4855만원이다. 모델3 스탠다드 RWD 모델의 가격은 최저 트림 가격이 4042만원인 기아의 준중형 세단인 EV4보다 100여 만원 비싼 수준이다.
만약 현대차·기아가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현재의 가격대로만 전기차를 판다면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등이 더해져도 실구매가가 모델3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 되는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말에도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모델3와 중형 SUV인 모델Y의 가격을 크게 인하한 바 있다. 당시 모델 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 모델은 6314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315만원, 모델 Y 프리미엄 RWD 모델은 5299만원에서 4999만원으로 300만원 내려갔다. 모델 3 퍼포먼스 AWD 모델 가격은 693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무려 940만원 할인됐다.
테슬라가 최근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은 중국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물량을 들여와 국내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5종의 모델 중 모델3와 모델Y는 중국에서, 준대형 세단인 모델S와 준대형 SUV인 모델X, 전기트럭인 사이버트럭은 미국에서 각각 생산돼 국내로 수입된다.
테슬라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공세도 현대차·기아의 고민이다. BYD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소형 SUV 아토3와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7 등 3종의 모델을 출시했다. 여기에 올해는 소형 해치백 돌핀도 출시할 예정이다.
BYD 모델에 적용되는 국고 보조금은 아토3가 126만원, 돌핀 109만~132만원, 씰 169만원, 씨라이언7 152만원으로 결정됐다. 아직 지자체 보조금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 수준을 감안할 때 올해 아토3를 서울에서 살 경우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만 놓고 보면 테슬라의 제품들은 현대차·기아보다 브랜드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고, 소프트웨어 성능이나 각종 업그레이드 측면에서도 앞선다는 인식이 많다”며 “현대차·기아가 국내 점유율을 사수하려면 더 큰 폭의 가격 할인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