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기아의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신입 사원 교육용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이리저리 휘어진 구리선에 닿지 않게 고리를 통과시키는 걸 연습하는 장비다. '자동차의 신경망'으로 불리는 배선 뭉치를 조립할 때 정밀하게 작업하는 연습을 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진출 30주년을 맞는 인도를 찾아 현지 공장의 생산 상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인도는 지난해 1~11월 판매량이 약 79만대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3대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인도 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인도에서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둔 현대차 푸네 공장 등 현지 생산 기지 3곳을 잇따라 둘러봤다.

정 회장은 12일 첸나이 공장에서 크레타 생산 라인과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BSA) 공장을 둘러본 뒤 “인도에서 또 다른 30년을 내다보는 홈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인도의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에서도 그는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인도에서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며 “인도 고객에게 최고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푸네 공장이 준공하면 인도에서만 연간 15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을 제치고 단일 국가 기준 현대차그룹의 해외 최대 생산 기지가 되는 것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현지 기업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다. 인도는 중위 연령이 30세 안팎에 불과해 중산층 확대로 자동차 수요가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 또한 크다.

정 회장은 인도 방문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 동행과 CES 방문 차 중국과 미국도 연이어 찾았다. 연초부터 현지에서 글로벌 기업인들을 만나며 적극적인 네트워킹에도 나서는 중이다. 지난 4~5일 중국 베이징에서 배터리 기업인 CATL·시노펙 회장과 만나 배터리·수소 협력을 논의했고, 6~7일에는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COO 등과 면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