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임원들의 성과급과 주가를 연동한 제도를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초 삼성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실기로 불거진 위기론 속에서 주가가 5만원대에 머물자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며 이 같은 제도를 신설한 바 있다. 이로부터 1년만에 제도를 바꾼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임원 연말 성과급(초과이익성과급·OPI)의 자사주 의무 수령 제도를 자율로 바꾸기로 하고 최근 이를 임원들에게 통보했다. 작년분 성과급을 받는 올해부터는 본인 희망에 따라 자사주 대신 전액 현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변경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을 주가와 연동한 것은 ‘5만 전자’ 시절이던 작년 1월이다.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의무적으로 자사주로 선택하도록 했다. 주식 지급 시기는 1년 뒤(2026년 1월)로 정했다. 만약 1년 뒤 주가가 오르면 약정 수량을 그대로 지급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하락 비율만큼 지급 주식 역시 줄인다는 조건도 달았다. 당시 삼성은 “임원들의 책임 경영과 함께 주가 관리 역시 강화해 주주 중시 경영을 확대하려는 취지”라며 “이런 조치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해부터 임원 직급에 따른 자사주 의무 수령 비율을 폐지하고 0%부터 50%까지(10% 단위 선택)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액 현금 수령도 가능하다. 자사주를 선택할 경우, 1년간 매도할 수 없지만 대신 주식 보상액의 15%만큼 주식을 추가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신설했다. 최근 회사가 직원들에게 공지한 성과급의 자사주 선택 제도와 사실상 동일하다.

삼성전자가 불과 1년 만에 제도를 바꾼 것은, 지난해 경영 상황이 급반전하며 주가가 2배 이상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현재 주주들의 불만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만 임원 성과급과 주가 연동 방침을 완화하면서, 회사가 당초 이유로 내세웠던 임원들의 ‘책임 경영’ 명분은 다소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