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7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핵심 임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재계가 오는 13일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 신용 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82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하고 그 뒤 기업 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300억달러(43조5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사모펀드의 1, 2인자인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만약 구속될 경우 MBK가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 수십곳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관심사다.

MBK는 국내에서 홈플러스, 고려아연뿐 아니라 국내 1위 의약품 유통·물류 기업 지오영, 글로벌 3D 구강 스캐너 기술 기업 메디트, 금융 분야와 외식업에선 롯데카드와 BHC그룹, 의류에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등의 최대 주주이거나 주요 주주다. 한 기업 관계자는 “각 기업에 경영진이 따로 있지만 MBK 주요 인사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채 각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만큼, 1·2인자가 구속되면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는 8일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확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회생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외면하는 결정일 뿐 아니라 회사의 마지막 기회마저 위태롭게 하는 매우 심각한 조치”라고 입장을 냈다. 홈플러스는 자금 부족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세금도 체납되고 있는데, 영장이 발부될 경우 더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김광일 부회장의 경우 홈플러스 공동대표로 회생 관리인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 분쟁에서도 MBK는 영풍과 손잡고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과 대립하고 있다.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두고 양측이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MBK 주요 임원들이 사기 혐의로 구속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