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로봇 AI(인공지능) 칩 개발을 마치고 이를 반영한 ‘피지컬 AI’ 실현 계획을 공개했다. 주차장·지하철역·물류센터 등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통신이 끊겨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파운드리(Foundry) 2026’에 참가해 AI 반도체 전문 기업 ‘딥엑스(DEEPX)’와 협력해 ‘온-디바이스(On-Device) AI’를 위한 AI 칩을 개발 완료하고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가 개발한 자율주행 물류 로봇 DAL-e Delivery(달이 딜리버리)./현대차그룹

CES 파운드리(Foundry)는 CES에서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전시 및 발표 프로그램으로, AI와 블록체인, 양자 기술 등 3대 혁신 기술의 통합적인 논의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다. 현대차·기아는 2023년 딥엑스와 AI 반도체 전략적 협력 체결 이후 서비스 로봇용 제어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했다.

이날 공동 연사로 나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피지컬 AI를 실현하기 위해 로보틱스랩은 ‘공간의 로봇화’라는 비전으로 로봇의 AI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로보틱스랩에서 자체 개발한 AI 제어기를 이미 2024년 6월부터 ‘팩토리얼 성수’의 안면 인식(Facey·페이시) 및 배달 로봇(DAL-e Delivery)에 적용해 성능과 품질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와 딥엑스가 공동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칩은 5W(와트) 이하 초저전력으로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동시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검출해 인지, 판단까지 수행한다. 지하 주차장이나 물류센터 등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장소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비슷한 제품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가 개발한 자율주행 물류 로봇 DAL-e Delivery(달이 딜리버리)./현대차그룹

또, 로봇을 특정 서비스 분야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할 수 있고, 클라우드 방식의 AI와 달리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반응 속도를 보이며 보안에도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AI,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딥엑스의 반도체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비용 효율성과 성능, 공급 안정성 면에서 최적의 균형을 달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앞으로 양산될 로봇에 탑재할 최적화 설루션을 조기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고령화와 산업 안전, 노동력 부족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현대차·기아는 이번에 개발한 온 디바이스 AI 칩을 통해 안정적인 피지컬 AI 인프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Facey(페이시) 안면인식 기술./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수십 년간 구축해온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을 통해 안정적인 로봇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로봇용 배터리 고도화를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항·병원 등 다양한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 국내 로보틱스 생태계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동진 상무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피지컬 AI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접점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저전력으로 움직이면서도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로봇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