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53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미국 국무부가 한국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공식 우려를 표한 가운데, 이 같은 디지털 규제 이슈가 ‘통상 마찰’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모색하고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 부처와 함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53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열어, 주요국 통상 현안 및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부는 최근 한미 통상 이슈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국내 디지털 입법 관련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연말 우리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자국 플랫폼 기업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정식으로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 18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회의 역시 연기됐다. 공동위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거론됐던 농산물 검역 및 미국 플랫폼 기업 차별 대우 금지 등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미 언론들은 우리 정부의 디지털 규제 법안에 대한 미 정부 불만으로 회의가 연기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에 산업부는 국내 디지털 규제 법안이 양국 통상 마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 부처끼리 공조해 대미 아웃리치(대외 활동)를 전개하기로 했다. 미 정부 측 인사에 해당 법안이 미국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아님을 설명하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캐나다의 철강 수입 규제, 멕시코의 관세 조치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도 점검했다. 또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조속히 개시해, 그간 FTA 불모지였던 북아프리카와의 통상 협력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올해에도 우리가 처한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격랑 속에서 국익 중심의 통상 정책을ㅅ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