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미디어데이 직후 간담회에서 “로봇 사업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앞선 상용화”라며 ‘속도’를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관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모든 미래 산업의 중심에는 AI가 있고, 최근에는 이를 물리적 세계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흐름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1년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이후 로봇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지속해서 고민해 왔고, 이제는 그룹 차원에서 속도를 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차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장 부회장 외에도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정준철 현대자동차·기아 제조 부문장,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CEO,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 시니어 디렉터, 김흥수 현대자동차·기아 글로벌전략(GSO) 본부장이 참석했다.
장 부회장은 로봇 상용화의 핵심으로 로봇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산업 현장을 찾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로봇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라며 “제조와 물류 현장에서 검증하고, 그룹 밸류체인 전반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철 현대차·기아 제조 부문장은 “미국에 구축하는 RMAC(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는 아틀라스를 실제 공장 환경에 투입하기 전 행동을 설계·훈련·검증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며 “초기에는 물류 작업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구글 딥마인드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주요 화두였다. 장 부회장은 양사 파트너십에 대해 “핵심은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대량 생산하고 상용화할 것인가”라며 “현대차그룹의 제조 역량,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기술, 구글 딥마인드의 AI가 결합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장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장 부회장은 “로봇은 단순히 노동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위험하며 기피되는 작업을 맡는 역할”이라며 “로봇 생태계를 어떤 식으로 구축할지가 중요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로봇이나 자율 주행 분야에서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 비해 늦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 반응이 빠르냐, 안 빠르냐 차이로 아직 기술적 검증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결코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에서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버트 플레이터 대표도 “그렇지 않다. 우리 회사는 이미 수천 대의 로봇을 전 세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며 “아틀라스는 파일럿 단계가 아닌 대량 투입을 전제로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 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제조·판매·고객 경험 전반의 데이터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에서 강력한 자산”이라며 “빅테크와의 개방형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