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 기업 보쉬(Bosch) 그룹이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6 미디어데이의 첫 초청 연사는 미국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라스트 셰프 스탠딩’에서 우승한 셰프 마르셀 비네롱이었다.

미디어데이 진행을 맡은 보쉬 이사회 멤버 타냐 뤼커트는 “보쉬의 하드웨어 역량과 자체 소프트웨어, AI 역량을 활용해 ‘사람 중심 기술’ 설루션이 탄생한다”며 “많은 사람의 관심사는 세탁, 집안일, 요리 같은 실용적인 분야”라며 그를 소개했다. CES 2026에서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가사 노동의 해방’을 앞세운 혁신 기술을 쏟아내고 있는데, 보쉬도 가장 먼저 ‘주방’과 ‘요리’를 주제로 제시한 것이다.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보쉬 미디어데이에서 셰프가 보쉬의 AI 기술이 탑재된 조리 도구로 스테이크를 굽고 있다./보쉬

무대에 등장한 비네롱 셰프는 타냐 뤼커트, 폴 토머스 보쉬 북미 사장 앞에서 소고기 스테이크 조리를 시작했다. 보쉬의 인덕션 제품에 탑재된 기존 ‘오토셰프(AutoChef)’ 기능에 보쉬가 새로 선보이는 ‘보쉬 조리 AI(Cook AI)’가 더해졌다.

생성형 AI에 기반한 보쉬 조리 AI 기능을 통해 먼저 재료를 사진으로 찍고, 원하는 굽기 정도를 미디엄, 레어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오토셰프 기능이 프라이팬의 온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온도를 조절하고, 스테이크 안에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온도 프로브를 꽂아서 내부 온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훌륭한 실력을 가진 셰프에게 이런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는 “주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환영”이라며 “다섯 살 아이가 주방에서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방해할 때면 누구나 오븐에 넣어둔 걸 깜박하기 쉽다”고 했다.

폴 토마스 사장은 “제품에 내장된 디지털 기능과 유연한 사용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했다. 비네롱 셰프는 “저는 감자칩 정도를 만드는데, 여러분이 만드는 ‘칩(Chip)’은 세계를 움직이는 반도체 칩”이라고 화답했다.

타냐 뤼커트는 “과거에는 최신 기능을 원하면 기존 제품을 새 모델로 교체해야 했지만, 지금은 적절한 소프트웨어만 있다면 하드웨어는 집에서도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다”며 “최근 일부 오븐에는 원래 없던 에어프라이어 기능, 에어 수비드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 모든 기능이 사용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됐다”고 했다.

이날 보쉬가 선보인 스테이크를 완벽한 굽기로 구워내는 조리 AI는 보쉬의 AI 사업 확장의 상징이었다. 보다 일상과 가까운 ‘피지컬 AI’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CES 부스에서도 유명 셰프 여러 명을 초청해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 연간 기준 매출 903억유로(약 153조원)를 기록한 보쉬 그룹은 모빌리티, 산업 기술, 소비재, 에너지 및 빌딩 기술 4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AI 분야에서 60억유로(약 10조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매출의 3분의 2는 모빌리티 사업 부문에서 기대하고 있다. 뤼커트는 “이미 10만명 규모 AI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까지 진행했다”며 “전체 직원의 4분의 1 규모”라고 설명했다.

보쉬는 차량 모빌리티 분야에서 AI 혁신도 소개했다. 타냐 뤼커트는 “2029년 말이 되면 세계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80% 이상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번 CES에서도 보쉬는 새로운 AI 기반 콕핏(운전 환경)을 소개했다. 이 콕핏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AI 대규모 언어 모델, 차량 안팎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비주얼 언어 모델도 갖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주차 공간을 검색하거나 운전 중 화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미팅의 회의록을 작성하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Bosch)의 새로운 AI(인공지능) 제어 콕핏./보쉬

CES 2026에서 보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 확대도 발표했다. 에이전틱 AI를 활용한 생산 혁신을 추구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해석하고 상당 부분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에이전틱 AI를 활용해 생산, 유지·보수를 포함해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보쉬가 생산 및 산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쌓은 깊은 제조 산업 데이터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선도적인 IT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하는 협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