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7일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4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임시정부 청사 일대에서 진행될 뻔했던 재개발 사업을 막고 유적 보존에 앞장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현대차 지속가능성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2004년 5월 중국 상하이시 정부 청사에서 한쩡 상하이 시장과 면담하고 “임시정부 청사가 위치한 상하이시 로만구 지역 재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상하이시는 2010년 엑스포를 앞두고 이 지역 일대 약 1만4000평을 재개발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쇼핑센터 등을 포함한 상업 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자 국내에서는 “재개발 사업을 외국 기업이 맡으면 임시정부 청사가 온전하게 보존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 정부도 상하이시에 임시정부 청사 지역 일대 보존을 요청했지만, 상하이시 측은 “수십 년간 소외 지역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임시정부 청사 부근만 재개발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리 정부가 나서서 상하이시 측 인사를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것이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첨단의 미래와 옛 황금기 중국의 모습이 공존하는 국제도시 상하이시에 위치한 임시정부 청사는 한국의 독립혼과 정통성의 상징”이라며 “한국이 재개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바란다”고 상하이시 측에 전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상하이시 간의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후 이창동 당시 문화부 장관과 한쩡 상하이 시장 간 면담이 성사됐고, 상하이시가 추진하던 재개발 프로젝트는 유보됐다. 비로소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여러 독립운동자 보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국가보훈부와 ‘국가보훈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독립운동 사료를 전산화하고, 유해 봉환식에 의전 차량으로 제네시스 G90을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서울·대전 국립현충원에는 셔틀버스로 친환경 전기버스를 각 1대씩 기증해 방문객 이동 편의를 개선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부터는 전 세계에 흩어진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 현황을 파악하고, 개보수가 필요한 사적지에서는 필요 시 정부와 협의해 보존 작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력을 토대로 보훈 활동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