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신동빈, 김승연, 손경식, 구자은, 조현준

2일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그룹 시무식. 구자은 회장은 새해 경영 키워드를 입력해 인공지능(AI)이 신년사를 직접 작성하는 과정을 임직원에게 시연한 뒤 현장에서 읽었다. 구 회장은 “이처럼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했다. 이를 생중계로 지켜본 임직원들 사이에선 “AI를 꼭 써야 한다는 게 실감 났다” “정신이 번쩍 든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연말과 새해 첫날 신년사를 내놓은 재계 총수들과 마찬가지로, 2일 시무식을 가진 주요 기업 수장들의 화두 역시 예외 없이 ‘AI’였다. 이들은 위기 극복의 유일한 해법이자 생존 열쇠로 한목소리로 AI를 꼽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현상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질적 성장을 위한 턴어라운드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이어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글로벌 밸류체인 분절(分節)로 원료 구매부터 제품 판매에 이르는 전 분야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AX(AI 전환)를 비롯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 기술을 보유해야 50년, 100년 영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우리는 그룹 미래를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정부 정책을 선제적으로 활용하고, AI 디지털 기술을 사업 현장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야구 매니아답게 “백년 효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팀 스피릿”이라며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승한 LA다저스 선수들이 보여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와 ‘팀 승리를 위한 자기희생’ ‘솔직한 소통’ 등을 모두 실천하자”고 했다.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과 노태문 사장(DX부문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 부회장은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는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전례 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며 고객들과 함께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했다. 노 사장도 “모든 디바이스와 서비스 생태계에 AI 기술을 통합해 최고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AI로 일하는 방식과 사고까지 혁신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