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조선인력 양성 사업의 윤곽이 나왔다. 공공기관과 대학, 협회 등 비영리기관이 주도하고 조선 3사가 지원하는 형태로 오는 4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의 설립과 운영을 맡을 사업자 선정 공고가 이달 중순에서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나올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신청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는 인력 양성과 자동화 연구개발(R&D) 과제 발굴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산업통상부는 사업자 선정과 함께 센터가 들어설 미국 내 거점을 확정해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사업자 후보로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중소조선연구원 등이 거론된다. KRISO는 국내 유일의 조선·해양 분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정출연)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당초 직접 참여 방식으로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선에서 지원 역할을 맡는 쪽으로 역할이 바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취지는 국내 조선사의 미국 진출 지원이 아닌 미국 조선업의 체질 개선”이라며 “인력 양성이나 기반 구축 사업은 보통 비영리 기관이 맡는다”고 말했다.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미국 조선사의 교육 수요 조사를 거쳐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미국 현지에 교육센터를 설립한 후 용접부터 배관 작업, 페인트 작업 등 필요한 교육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조선소가 교육 과정 구성과 인력 등을 지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작된다.
은퇴한 기술자들을 강사로 초빙해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조선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퇴사한 후 지금껏 활동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활용할 방침이다.
인력 양성과 함께 미국의 요구 사항이었던 조선업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돕는 일도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국과 미국은 생산 라인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지 등에 대한 R&D 과제를 공동으로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내 컨베이어 벨트식 흐름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이 있는데, 한국은 오랜 기간 지속해 온 투자로 이미 자동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이라며 “이를 미국에 어떤 방식으로 신속하게 도입할지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2곳의 교육센터를 설립할 지역도 윤곽이 나오고 있다. 미국 동부와 서부 도시 중 각각 한 곳씩 지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소 등 산업 협력 중심의 센터는 정부 기관과 주요 기업이 몰린 동부에, R&D 등 산학 협력이 주가 되는 센터는 조선·해양공학 분야에 강점을 가진 공과대학들이 위치한 서부에 각각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목적은 한·미 조선 협력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거점을 세우려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를 포함해 현지 조선소, 유관 기관들과 센터 설립 이후에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