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가 테슬라와 지난 2023년 2월 체결한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금액을 정정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기존 3조8347억원에서 937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사실상 공급 계약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엘앤에프

엘앤에프는 이날 “공급 물량 변경에 따른 계약 금액이 변경됐다”며 이같이 공시했다. 2023년 2월 엘앤에프는 “2024년 초부터 2025년 말까지 2년간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었다. 이달 말까지 공급하는 일정이었는데, 실제 공급 금액은 937만원에 그쳤다고 정정했다. 사실상 공급 물량이 없었던 것이다.

엘앤에프는 이날 계약 금액 정정 공시에 대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공급 환경 변화 속에서 일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 주력 제품인 NCMA95 하이니켈 제품의 출하 및 고객 공급에는 어떠한 변동도 없다”며 “한국 주요 셀(Cell) 업체로 보내는 출하 역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셀, 소재 업체 가리지 않고 전면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에만 약 13조원 규모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17일 완성차 기업 포드와 9조6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와 체결했던 3조9000억원 규모 계약을 해지했다. SK온도 포드와 미국에 세웠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청산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