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026년을 앞두고 “우리 경제가 위기를 넘어 대전환을 이루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29일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구조 전반에 급속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자국 기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혁신과 도전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역동적인 경영 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손 회장은 “우리 노동시장은 산업 구조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경쟁국들보다 생산성도 낮다”며 “다양한 생산 방식을 폭넓게 인정하고, 근로시간도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업무별 특성에 맞도록 유연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첨단 산업의 연구·개발은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하고, 생산성 향상과 인재 확보를 위해 임금 체계도 연공 중심에서 직무 가치와 성과를 반영하는 공정한 보상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정년 연장 문제도 청년 일자리와 충돌하지 않는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짚었다.
노사 관계 선진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손 회장은 “국가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우리 노사 관계도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법과 제도적으로도 기업은 노조의 권한에 비해 대응 수단이 부족하고 이는 노사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경쟁국들처럼 노조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대항권을 보장해 노사 관계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이 확대되는데, 손 회장은 “많은 기업이 법률의 불명확성과 시행 후 파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업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기업의 기를 살리고, AI, 반도체, 로봇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 투자와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과감한 경제정책도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고, 조세도 정치와 이념적 논쟁의 대상에서 벗어나 국가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