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의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은 성장성과 안정성에서 우위를 보이고 미국 기업은 수익성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8일 발간한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7개 업종의 38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률,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사 대상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 방산, 제약·바이오, 인터넷서비스, 정유 등 7개 업종으로 각 국가의 상위 2개 기업이 선정됐다. 다만 일본은 반도체, 인터넷서비스 업종에 적절한 기업이 없어 해당 분석에서 제외됐다.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한국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7.8%)의 1.8배, 일본(1.4%)의 10배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 평균은 86.8%로 3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일본은 146.7%, 미국은 202.5%를 각각 기록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 평균치는 미국이 17.9%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14.7%, 일본은 5.5%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한국은 방산(42.3%), 반도체(22.5%)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철강(-3.4%), 정유(0.6%)의 성장세는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반도체(31.5%), 인터넷서비스(17.7%)에서, 일본은 방산(10.5%), 자동차(3.1%)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3개국 모두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제약·바이오(32.1%), 반도체(26.7%) 순으로 높았고 정유(0.4%), 철강(2.2%)의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제약·바이오(38.0%)와 인터넷서비스(36.9%), 일본은 제약·바이오(13.9%)와 방산(6.9%)에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국가와 무관하게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27.0%)가 가장 높은 매출액 증가율을 보였고 방산(19.8%), 인터넷서비스(12.3%)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철강(-2.1%), 정유(-2.9%)의 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제약·바이오(28.0%), 반도체(26.1%), 인터넷서비스(25.0%), 방산(12.4%) 순으로 높았다. 자동차(5.6%), 정유(4.3%), 철강(0.9%) 등은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속에서 올해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방산, 제약·바이오 등에서 선전했지만, 일부 업종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세제 개선, 규제 완화 같은 정책적 지원이 더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