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성(省) 기업들은 전기료를 27억6000만위안(약 5658억원)이나 아꼈습니다. 올해 중장기 전력 계약 단가는 1kWh당 0.24위안(약 49원)까지 내려갑니다.”
지난 5월 중국 간쑤성 신문판공실 기자간담회장을 찾은 간쑤성전력회사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전기료 인하 노력을 설명하며 ‘49원’을 제시했다.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179원)의 3분의 1 수준 가격이다.
간쑤성과 네이멍구 등 중국 서부 지역은 거대한 전력 거점으로 변하고 있다. 간쑤성은 주취안(酒泉)의 초대형 풍력·태양광 단지 등을 앞세워 중국 5위권 에너지 기지로 도약했다. 이 풍부한 전력을 내세워 기존의 석유화학·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은 물론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말이 ‘동수서산(東數西算·동쪽의 데이터를 서쪽에서 연산한다)’이다. 전력 소모가 큰 동부의 데이터센터를 전력 자원이 풍부한 서부로 옮기는 국가적 대이동이다. 실제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데이터센터가 간쑤성 등지로 집결하고 있다.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이들에게 ‘49원짜리 전기’는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다.
태양광 패널 소재 폴리실리콘, 배터리 양극재 등 전력을 많이 쓰는 소재 기업들도 공장을 옮겼다. 이곳에서 생산된 저렴한 소재와 데이터는 동부의 완제품 공장과 IT 기업으로 공급된다. 서부의 값싼 전기가 중국 산업의 경쟁력을 떠받치는 셈이다. 산업용 전기료 ‘최대 50% 할인’을 내건 성들도 적잖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매우 저렴한 산업용 전기료 시스템을 갖춘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한국과 출발선부터 다른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