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와 지난 4월 맺은 3조9217억원(이날 환율 기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26일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주 포드와 작년 10월 맺은 9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해지했는데, 약 1주일 새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회사로,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공장이 있다. 이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조립한 뒤 미국 내에서 대형 버스나 전기 트럭 등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LG엔솔과의 계약도 깨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비나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 해지에 따른 손실이나 비용 발생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발 전기차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월부터 전기차 구매에 적용되던 7500달러(약 1100만원) 규모 세액공제(보조금)를 폐지하는 등 전기차 지원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본격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포드와 GM 등 미국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그 여파가 배터리 업계에 닥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