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혼다와 합작으로 세운 미국 배터리 공장을 혼다에 전격 매각한다. 매각 대금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버틸 수 있는 유동성 확보 차원이다.
LG엔솔은 24일 혼다와 합작 회사 ‘L-H 배터리 컴퍼니’가 보유한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 공장의 건물(토지·장비는 제외)을 혼다 미국 법인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LG엔솔과 혼다가 51대 49로 설립했는데, 캐즘과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자 공장 시설에 묶여 있는 대규모 자금을 유동화해 운영 자금과 차입금 상환에 쓰기로 한 것이다. 11월 말 기준 해당 자산 가치는 4조2212억원이다.
합작 법인의 공장은 혼다 미국 법인이 구매하고, 이를 합작 법인에 다시 빌려주는 ‘매각 후 재임대(Sale and Lease Back)’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장은 내년에 본격 가동을 시작해 혼다와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의 북미 시장용 차량에 배터리를 납품할 계획이다. LG엔솔 측은 “기존 건물을 동일하게 쓰는 만큼 생산과 운영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이번 결정은 혼다가 합작 법인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