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 요금과 발전사업 인허가 등을 심의하고 전력시장 운영을 감시하는 ‘전기위원회’ 위원 5명을 신규로 임명했다. 반(反)원전 활동가와 친여 성향 법조인들이 새로 위촉된 점이 눈에 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전기위원회 신규 위원 5명을 위촉했다. (왼쪽부터) 김창섭 가천대 교수(위원장), 송승호 광운대 교수,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김춘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 홍종영 법무법인 파랑 변호사. /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24일자로 전기위원회 위원 5명을 신규 위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로 임기가 끝난 이종영 전 위원장을 비롯한 김발호·유승훈·이선희·최성호 전 위원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다.

새 위원장에는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김창섭 가천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비상임 위원에는 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전기공학)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에너지)이 각각 위촉됐고, 김춘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와 홍종영 법무법인 파랑 변호사도 법률 분야 비상임 위원으로 합류했다. 이들 5명의 임기는 3년 후인 2028년 12월까지다.

기후부 산하 조직인 전기위원회는 전기사업 면허 인가 심의, 불공정 행위 규제, 소비자 권익 보호, 전력시장·전력계통 운영 감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작년 6월에 선임돼 아직 임기가 남은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서혜 E컨슈머 대표, 상임 위원인 이원주 기후부 에너지정책실장까지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신규 위원 위촉에서 눈에 띄는 인물들은 법률 분야를 맡게 된 김춘희·홍종영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과 관련한 제3자 뇌물죄 재판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법조인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는 강훈식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으로 일했던 2022년 충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대표적 탈원전 활동가로 잘 알려진 석광훈 전문위원도 이목을 끈다. 석 위원은 전남 영광 한빛 원전 3·4호기 반대 운동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 동안 반원전 운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학계 관계자는 이번 위촉에 대해 “용산(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전기공학·에너지·법률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위촉했다”며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전력 산업의 건전한 발전, 소비자 편익 증진, 전기위원회 독립성 강화 등과 관련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