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완성차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첫 여성 사장을 발탁하고, SW(소프트웨어) 계열사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일대에서 직접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며 SW 기술력을 점검했다. 테슬라가 지난달 국내에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를 전격 도입한 이후,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현대차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4일 단행한 SW·IT 부문 사장단 인사에서 진은숙(57) 현대차·기아 ICT 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58년 역사상 첫 여성 사장이다. 진 사장은 서울대 전산과학 석사 출신으로 네이버 기술센터장, NHN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거쳐 2022년 현대차에 ICT 본부장으로 합류했다. 현대차에서 글로벌 원 앱(One App) 통합, 차세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등 IT 혁신 전략을 주도해왔다.
현대차그룹의 SW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류석문(53)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류 내정자는 NHN 지도서비스개발랩장,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쏘카 CTO 등을 역임한 IT·모빌리티 분야 전문가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오전 장재훈 부회장 등 그룹 고위 경영진과 함께 현대차 첨단차플랫폼본부(AVP)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소프트웨어드림센터를 전격 방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아이오닉6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판교 시내와 고속도로 등 15㎞ 구간을 30분간 직접 탑승하며 자율주행 기술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승을 마친 정 회장은 “테슬라 같은 경쟁사에 비해 출발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안전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개발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해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테슬라 FSD의 도입과 함께,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송창현 AVP본부장의 갑작스러운 퇴임 등으로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중심을 잡으며 재정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