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전체 계열사의 경영 전략 수립과 사업 관리를 맡는 총괄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실의 수장으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을 내정했다. 지금껏 기획조정 담당을 겸직했던 장재훈 부회장은 완성차 담당 업무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이보룡 생산본부장(부사장)이 내정됐다.
17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通)으로 꼽히는 서 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경영관리실장(이사대우)으로 임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현대차 회계관리실장(상무), 재경본부장(전무),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23년부터 현대제철 사장으로 일했다.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은 그룹 전체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인사와 재무, 투자 등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이다. 과거 정몽구 회장 시절 그룹 ‘2인자’였던 김용환 전 부회장이 거쳤던 자리다. 지난해 말 김걸 전 사장이 물러난 후에는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이 기획조정 담당 업무를 함께 해 왔다. 신임 기획조정실장으로 서 사장을 낙점한 것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부진한 연구개발(R&D)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서 사장은 포스코와 손잡고 58억달러(약 8조6000억원)를 합작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이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차그룹의 강관 제조 계열사였던 현대하이스코에 입사했다. 현대제철 냉연생산실장, 생산기술실장, 연구개발본부장 등을 거쳤다. 올해 초 판재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이 부사장은 지난 7월 생산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사장의 내정은 철강 사업 자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2029년 가동 예정인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