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이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LA(로스앤젤레스)에 있는 USC(서던캘리포니아대)의 한국 총동문회 신임 회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회장은 재계 주요 총수들 가운데서도 공식 경영 일정 외에는 대외 활동이 극히 적은 경영자다. 하지만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USC 한국 총동문회 송년 행사에 직접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참석자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재계에선 미국 USC와 조 회장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명문 사립대학 중 한 곳인 USC는 국내에선 남가주(南加州) 대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USC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인 조 회장은 그간 한국 총동문회 공동 수석부회장을 맡아오다 이번 송년 행사에서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반도체 장비 기업 러셀의 권순욱 회장의 동문회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USC 한국 총동문회는 “항공·물류 산업을 이끌어온 리더로서 조 회장의 경험과 비전이 앞으로 동문회를 더욱 단단하고 활기찬 공동체로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동문회에선 손봉락 TCC스틸 회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박유상 KBI그룹 고문,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동문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조 회장이 USC 동문회장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선대 때부터 이어진 한진가(家)와 USC의 오랜 인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1979년 USC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다. 이후 1997년부터 20년 넘게 이 대학 재단이사로도 활동했다.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그리고 조원태 회장 포함 삼남매 모두 USC 출신이다. 2014년에는 조 회장의 조부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공로를 기리기 위한 ‘조중훈 석좌교수직’이 USC 대학에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