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기업 뉴빌리티가 251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뉴빌리티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자율주행 배달·순찰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뉴빌리티는 최근 251억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누적 투자금은 550억원으로 늘었다. 뉴빌리티는 앞서 시리즈 A 투자 때 기업가치를 약 870억원으로 평가받았는데, 이번에 2000억원 이상으로 몸값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 '뉴비'./뉴빌리티 제공

이번 투자에는 한국산업은행과 인비저닝파트너스 등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의 창업자 이윤재 회장, 글로벌 모바일 게임 기업 이지브레인의 피터 스코롬니 최고경영자(CEO) 등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이름을 올렸다.

뉴빌리티는 2017년 설립,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는 라이다(LiDAR) 센서 대신 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고가의 라이다 센서를 배제하고 자체 개발한 멀티 카메라 기반의 V-SLAM(비주얼 슬램·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해 스스로 지도를 만들고 위치를 찾는 기술)을 적용해, 경쟁사 로봇 대비 제작 단가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현재 뉴빌리티는 국내외 142개 현장에서 로봇을 상용 운용하고 있다. 총 운용 대수는 370여 대로, 통상 수십 대를 운용하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국내 최대 규모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지역으로도 배달·순찰 로봇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 논의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뉴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시 김 장관은 “AI 시대의 핵심은 속도”라며 안전과 무관한 인증 항목을 통합·폐지해 인증 기간을 단축하는 등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빌리티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RaaS)의 서비스 권역을 넓히고 북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단순 이동형 로봇을 넘어 인간의 작업을 보조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AI를 현실 하드웨어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