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생 혹은 졸업자 10명 중 6명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극적 구직이란 실질적인 취업 준비 없이 경험 삼아 지원해보거나, 거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취업 시장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국 대학 4학년생 및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2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구직 활동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의례적 구직(32.2%), 거의 안 함(21.5%), 쉬고 있음(6.8%) 등 ‘소극적 구직자’가 60.5%였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다고 답한 비율은 28.4%에 그쳤다.
적극적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역량과 기술, 지식이 부족해서(37.5%),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22.0%),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 부족(16.2%), 적합한 임금 수준 등 근로 조건을 갖춘 일자리 부족(13.6%) 등을 꼽았다.
대학생 10명 중 4명(37.1%)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시장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왔던 답변 대비 0.6%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취업 시장에 대한 대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적극적으로 구직 중인 대학생들은 올해 평균 13.4회 입사 지원해 평균 2.6회 서류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류 전형 합격률은 평균 19.4%로 지난해 합격률(22.2%)보다 2.8%포인트 낮았다.
올해 입사 지원 횟수는 1~5회(40.7%), 6~10회(15.8%), 21~25회(12.0%) 순이었다. 서류 전형 합격 횟수는 1회(25.4%), 모두 불합격(19.1%), 2회(16.3%)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10명 중 6명(62.6%)은 취업 준비 기간이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1년 이상’으로 예상한다는 답변도 32.5%에 달했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20~34세) 미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 비율은 55.2%로, 최근 3년간 2%포인트(2022년 53.2%→2025년 55.2%) 증가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고물가, 통상 질서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노동시장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규제 완화와 세제, 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는 한편, 정년 연장 등 청년 일자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 추진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