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명의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이 7일 앱과 홈페이지, 문자 등에 재차 안내문을 공지했다. 기존 안내문의 내용과 표현 등이 부실하다는 정부 지적과 여론에 재통지에 나선 것이다.
쿠팡은 이날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관해 재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파악된 정보와 주의 사항을 다시 알렸다. 쿠팡은 ‘유출항목’으로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주소록에 입력된 성명, 전화번호, 주소, 공동현관 출입번호) 그리고 일부 주문정보를 명시했다. 앞선 공지에서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질타가 이어지자 ‘유출’로 표현을 고쳤다. 쿠팡은 이와 함께 “현재까지 고객님의 카드 또는 계좌번호 등 결제정보, 비밀번호 등 로그인 관련 정보, 개인통관부호는 유출이 없었음을 수차례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경찰청이 최근 전수조사를 통해 2차 피해 의심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쿠팡은 ‘피해예방요령’도 재공지에 포함시켰다. 이 또한 정부에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재안내하라고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피해 예방 요령에는 “쿠팡은 전화나 문자로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기범들이 스미싱·피싱 문자로 쿠팡을 사칭할 수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문자는 삭제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쿠팡은 “배송지 주소록에 공동주택, 공동현관 출입번호를 입력했다면 번호 변경을 권장한다”는 문구도 넣었다.
쿠팡은 “공식 고객센터가 발송하는 문자 메시지인지 확인하라”며 연락처도 알렸다. 쿠팡 고객센터(1577-7011), 쿠팡 개인정보보호센터(1660-3733), 쿠팡이츠(1670-9827), 쿠팡페이(1670-9892), 쿠팡플레이(1600-9800) 등을 통해서만 고객에게 연락을 한다는 것이다. 쿠팡은 ‘배송완료’ 문자는 쿠팡 고객센터 전화번호로만 발송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인증 문자메시지는 ‘Coupang’ 로고 이미지, ‘확인된 발신번호’ 문구와 방패 모양의 ‘안심 마크’가 포함된다”고 안내했다.
쿠팡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쿠팡에서 유출된 정보를 악용된 2차 피해 의심 사례가 없다고 밝힌 데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온 게 아니고, 쿠팡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쿠팡이 가장 우려하는 건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태가 알려진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연속 이용자 수 증가세를 보이다 나흘 만에 감소세로 변했다. 여전히 쿠팡 이탈자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쟁사들의 프로모션 등을 통해 쿠팡을 탈출하는 이른바 ‘탈팡족’이 늘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에 더해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매년 연말 진행되는 택배 사회적대화기구 운영이 정보 유출 사태와 겹치면 보류된 상황이다. 택배 사회적대화기구는 이커머스, 택배업계의 새벽 배송, 야간 배송 등 노동 환경 전반을 검토 중이다. 쿠팡의 새벽배송 단가와 운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는데, 쿠팡 사태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회사, 물류업체 간 단가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분위기다. 택배 기사들은 쿠팡이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게 아닌지 걱정을 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