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사진> HD현대 회장이 취임 후 첫 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경영진에게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 속에서도 위기감을 토로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오는 2030년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이란 목표도 제시했다.
정기선 회장은 3일부터 이틀간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계열사 사장단 등 32명의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경영 전략 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0월 인사에서 회장직에 오른 이후 처음 가진 경영 전략 회의였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우리 그룹의 변화와 도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외부에선 우리 상황을 좋게 보지만 주력 사업들이 직면한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면 위기감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의 호실적으로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 조짐, 중국 등 경쟁 기업의 거센 추격,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강력한 위협 요소로 꼽으며 빠른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구체적으로 친환경·디지털·AI(인공지능) 전환 가속화,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신성장 분야 육성 등을 바탕으로 향후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D현대는 지난해 67조 8000억원의 매출(연결 기준)을 기록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총 52조 52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 회장은 “오늘의 논의가 앞으로 3년, 그리고 그 이후 우리 그룹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내는 실행력과 추진력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HD현대의 DNA”라고 했다. 이어 “주력 사업들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리더들부터 HD현대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