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보유국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1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미국은 229개 유니콘 기업을 추가로 배출했지만, 우리나라는 단 2곳 늘어나는데 그쳐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1276개다. 이 중 미국기업이 717개로 전체의 56.2%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13개로 세계 11위 수준이었다. 미국 다음으론 중국(151곳), 인도(64곳), 영국(56곳), 독일(32곳) 등 순이었다.

코로나 때인 2021년과 비교하면, 미국은 4년간 유니콘 기업이 229개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72%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2개 증가에 그쳤다. 중국(-19개)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한국은 성장 속도도 느렸다. 한국 기업이 설립부터 유니콘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9년이 걸린 반면, 상위 10개국 평균은 7년이었다. 중국은 6.3년으로 가장 빨랐고, 독일(6.5년), 미국(6.7년), 이스라엘(6.9년)도 6년대에 불과했다.

업종 편중도 문제로 지적됐다. 주요국 유니콘의 36%가 ‘인공지능(AI)·IT 솔루션’ 분야인 반면, 한국은 46%가 ‘소비재·유통’ 분야에 몰려 있다. 한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은 무신사·컬리·에이블리·트릿지·버켓플레이스(오늘의집)·리디 등이다.

대한상의는 “포지티브 규제와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스타트업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제한된 내수 시장 속에서 해외 진출과 글로벌 자본 유치가 부족한 것도 유니콘 배출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유니콘 배출 둔화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 저하 신호”라며 “제도 혁신과 풍부한 자본 유입이라는 두 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니콘 육성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