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를 이끄는 무케시 암바니 회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이재용 회장을 만나기 직전, 삼성전자가 1억원대 초고급 가구로 VIP 라운지를 새로 단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최고 부호의 위상에 맞춰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뜻이다.
3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지난달 22일 “암바니 가문이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온다는데 VIP 라운지 가구를 하루 만에 세팅해달라”고 한 유명 인테리어 업체에 문의했다고 한다. 암바니 회장 방한 사흘 전의 일이었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인 이유는 이날 이재용 회장은 물론 주요 CEO가 총출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이 암바니 회장을 만나러 집결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 현장에는 자낫 코바, 카시나 센구 등 각종 유명 브랜드의 소파, 쿠션, 테이블, 러그, 조명 등이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가전 제품도 함께 비치하는 등 주요 제품 홍보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인테리어 공사 범위가 어떤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모두 합해 1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임박해서 공사를 할 정도면 사전에 동선을 체크한 최고위층 누군가가 행사 준비 중에 가구가 낡았다는 것 등을 ‘지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 직후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고위층이 다 모이는 만큼 더 신경이 쓰였을 것”이라고 했다.
릴라이언스는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반도체와 AI, 통신, 디스플레이, 건설 등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는 ‘큰손’으로 여겨져 왔다.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에 4G(4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2022년엔 5G 장비를 공급하는 등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4년 암바니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오랫동안 친분을 다지며 교류하고 있다. 다만 암바니 회장은 이번 방한 때 모습이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꺼리며 보안을 유지한 채 한국을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