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는 우리 우주 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 주도로 진행됐다. 발사체 조립·운용을 총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탑재 위성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발사대 시스템 공정 기술을 100% 국산화한 HD현대중공업 등이 ‘원팀’을 이뤄 우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 종합’을 담당했다. 발사체는 약 37만개 부품이 결합된 거대한 복합체다. 각기 다른 기업이 만든 수많은 부품을 하나로 모아 조립하고, 검증하고, 최종 발사까지 책임지는 역할이 체계 종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예정된 5차(초소형 위성 2~6호 탑재), 6차(7~11호 탑재) 발사에서 역할이 대폭 커진다. 항우연으로부터 발사 운용의 모든 기술을 이전받아, 명실상부한 민간 발사체 운용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KAI는 이번 위성 제작·운용 경험을 토대로 ‘패키지 수출’을 노린다. 산업체 주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형급 위성을 개발해, 국산 항공기 수출 시 위성을 패키지로 묶어 남미·중동·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민간 우주 시대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 이전 이후 기업들이 상업적으로 홀로 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 예산 없이도 생존하려면 발사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재사용 발사체 기술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다.
미국 스페이스X는 독자적인 수직 계열화로 우주 시장을 장악했다. 반면 한국은 위성(KAI)·엔진(한화)·발사체 시스템(HD현대) 등이 협업과 경쟁의 묘를 살려야 하는 구조다. 특히 기술 인력 이탈을 막고 협력사 등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일감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스페이스X가 팰컨9을 연간 130회 이상 쏘아 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7차 발사 예산이 논의 중일 뿐 구체적인 중장기 발사 스케줄(매년 1회 목표)이 불투명하다.